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사업 수주 위해 원가절감에 사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미국 고등훈련기사업 수주를 위한 원가 절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항공정비사업과 민수항공기 개발 등을 통해 2030년 글로벌 5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 사장은 1일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전이 록히드마틴과 보잉,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봄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계약금액만 17조 원에 이르는 대형사업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사업 수주를 위해 원가 절감을 요구받고 있다.

김 사장은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경영혁신을 통해 원가 절감을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능력보다 더 깎으면 배임에 걸릴 수도 있고 최저임금 등으로 협력업체를 더 쥐어짤 수도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수주 가능성 등 구체적 부분을 놓고 “냉정하게 말하면 록히드마틴의 사업이고 우리는 협력업체”라며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 사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회계처리를 잘못한 부분일 뿐 조직적 부정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자칫 회사에 오해를 불러와 국체 입찰 등에 불리할 수 있으니 금융당국이 이를 감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1999년 세 회사가 통합 출범하면서 회계 기준 정비가 완전하지 않았고 관행과 지식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삼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매출이나 원가를 조작한 회사가 되면 미국 교체사업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항공정비(MRO)사업에 의지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는 MRO전문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여겨진다.

김 사장은 “늦어도 내년 1월까지 결론이 나서 사천 제2공장 옆 부지에 항공MRO 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정비사업이 항공부품 국산화와 국내 항공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항공정비사업은 당장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니다”며 “항공기를 정비하고 후속 부품을 만들고 하는 것이 항공산업의 기반인데 항공산업이 제조업의 주축이 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체계 결빙으로 성능 결함 논란이 빚어진 수리온과 관련해 “성능에는 문제가 없고 지난주부터 납품이 재개됐다”며 “미국 오대호로 보내 입증시험을 하고 있는데 실험실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민간항공기 개발은 타당성을 모색하는 탐색단계로 늦어도 2021년 본격적으로 민수용 항공기 제작에 본격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MRO와 민간항공기 제작 능력을 얻는다면 2030년 매출 20조 원으로 현재 세계 6위인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