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 인선이 끝나면서 생명보험협회장에 누가 될지 주목된다.
손해보험협회의 사례를 따라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은행연합회장에 깜짝인사’가 등장한 것처럼 민간금융인이 선출될 수도 있다.
▲ 차남규 생명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장(한화생명 부회장).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30일 2차회의에서 다음 회장의 선출 논의를 이어가는데 이미 결정된 금융협회장 인선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협회는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회장을 선출했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농협중앙회에서 금융업무를 오랫동안 맡았던 김태영 후보자를 내정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박봉환 전 회장(동력자원부 장관) 이후 24년 만에 선출된 장관급 관료출신이다. 다른 금융협회의 역대 회장들을 살펴봐도 장관급 인사는 보기 드물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협회도 김용덕 회장에 못지않은 고위관료 출신을 회장으로 찾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손해보험협회보다 긴 업력과 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정회원사 수를 살펴보면 생명보험협회가 23곳, 손해보험협회 15곳이다.
관료출신들이 금융협회장을 주로 맡았던 시절을 살펴보면 생명보험협회장이 손해보험협회장보다 나이가 많거나 행정고시에 더 이르게 합격한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민간금융인들이 금융협회장에 올랐을 때도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이 장남식 전 손해보험협회장보다 연장자였다.
그러나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27일 김태영 후보자를 협회장으로 내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는 말도 나돈다. 은행연합회는 정회원사 규모로 따지면 금융협회 가운데 업력과 규모 면에서 가장 앞선다.
김태영 후보자는 민간금융인으로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등으로 일했다.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 고위관료 출신을 제치고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됐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김용덕 회장의 선출 이후 불거진 ‘관피아’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고위관료의 금융협회장 선출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장에 관심을 보이는 장관급 인사를 찾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연합회에서 선례를 만든 만큼 생명보험업계의 현안을 잘 알고 있는 민간금융인을 회장 후보자로 결정할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 회추위는 현재 민간금융인과 관료출신을 가리지 않고 회장 후보자를 찾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30일 2차회의에서 회장 최종후보자가 확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최종 후보자가 나오면 이사회를 거쳐 사원총회에서 선출되는데 관련 일정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로 양천식 전 한국수출입은행장,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박창종 전 생명보험협회 부회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하마평에 거의 오르지 않았던 김태영 내정자를 선정한 것처럼 생명보험협회 회추위도 ‘깜짝인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