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스마트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부품 등의 미래사업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LS그룹 차원에서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부품 등의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S산전은 23일 맥쿼리캐피탈코리아와 태양광발전 및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으로 신규사업 확대와 안정적 금융 조달로 태양광발전 ESS사업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그룹은 10월 한국전력과 손잡고 일본의 첫 ESS 연계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구 회장은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 성공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스마트그리드,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 송전 등 LS그룹이 강점을 지닌 전력분야에 신기술을 접목해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SS는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다. 스마트그리드는 정보통신(IT)기술을 통해 전력 수요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전력공급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력망을 말한다.
ESS와 스마트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량의 변화 폭이 크다는 단점을 안고 있어 전력생산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LS그룹의 스마트에너지사업은 현재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한데 정부는 이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 회장은 전기자동차 부품사업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LS전선은 10월 물적분할을 통해 전기차 부품사업인 하네스&모듈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주력인 전선업과 성격이 다른 하네스&모듈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뒤 유럽 공략을 위해 폴란드에 전기차부품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내년 초에는 전기차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인 LSEV솔루션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전기차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흐름에 발맞춰 전기차 부품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은 2008년 LS엠트론을 이끌 당시 자동차용 전장부품 회사인 대성전기공업을 인수하는 등 일직부터 전기차 부품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확대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LS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먼저 힘을 쏟았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해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야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할 수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2013년부터 꾸준히 구조조정을 한 결과 LS그룹 지주사 LS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197.36%으로 2012년에 비해 대폭 낮췄다. LS그룹이 하반기에 매각한 자산만 해도 1조8천억 원에 이른다.
LS의 자회사 LS엠트론은 7월 동박, 박막사업과 전장부품계열사 LS오토모티브를 미국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LS니꼬동제련은 8월 말 파나마 자원개발권을 매각했다. LS전선은 9월 중국 우시 생산법인 지분 47%를 넘겼다.
구 회장은 확보한 자금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S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만큼 내년부터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적 수혜나 시장흐름의 변화에 따라 구 회장이 신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