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손에 넣은 중견건설사들의 경영정상화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26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경남기업이 곧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고 건설시장에 복귀한다.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SM그룹 품에서 경영정상화 기지개

▲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서울회생법원은 10월 말 경남기업이 제출한 변경회생계획안을 인가한 뒤 한 달 안에 회생절차를 조기종결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아직 회생절차종결결정 공고를 내지는 않았다.

경남기업은 2015년 4월부터 회생절차를 밟으며 베트남하노이랜드마크72빌딩 등을 소유한 경남비나 지분과 자회사 수완에너지 지분 등을 매각했다.

올해 SM그룹이 소유한 동아건설산업 컨소시엄이 경남기업의 새 주인이 되면서 유상증자 330억 원과 회사채 인수대금 323억 원 등 653억 원의 자금을 수혈받은 점을 감안할 때 곧 법원이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SM그룹은 경남기업 회생절차가 끝나는 대로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SM그룹은 이미 경남기업의 아파트브랜드 ‘아너스빌’을 새 브랜드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과거 시공능력평가 순위 14위까지 올랐던 중견건설사로서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수도권과 지방 민간주택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와 무리한 사업확장 등으로 사세가 급격하게 기울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48위까지 밀렸다.

그동안 크게 위축됐던 주택사업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새 브랜드 도입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경남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해외경쟁력에도 SM그룹은 기대를 걸고 있다.

경남기업은 196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건설업 면허를 획득한 건설사로 모두 17개 나라에서 197건의 사업을 수행하며 시공능력을 쌓았다. 필리핀 유명관광지 푸에르토아줄에 대규모 종합리조트타운 건설공사를 이끌기도 했다.

경남기업은 현재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 건축·토목공사 입찰에 초청받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M그룹은 지난해 신일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인수한 동아건설산업의 주택사업 정상화도 추진하고 있다.

동아건설산업은 과거 동아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리비아대수로 공사 등을 수행하며 현대건설과 함께 명성을 날렸으나 두 차례나 법정관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종합건설사로 도약하기 위해 중견건설사 사모으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SM그룹은 해외건설경기가 나아지기 전까지 국내 주택사업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우선적으로 동아건설산업의 아파트브랜드 ‘더프라임’을 ‘라이크텐’으로 교체해 분양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SM그룹이 사업환경 악화로 사세가 쪼그라든 기업들을 얼마나 빨리 정상화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동아건설산업은 9월에 SM그룹이 소유한 우방건설산업에 180억 원의 운영자금을 대여해줬다. 최근에는 SM그룹 소유의 산본역사가 SM호텔을 신축하기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 원을 대출받기 위해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땅 다섯 필지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SM그룹이 사세를 불리는 과정에서 계열사끼리 자금을 돌려막기 위해 건설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아직 경영이 정상화되지도 않은 동아건설산업을 경남기업 인수주체로 세운 점을 두고도 경영정상화하지 못한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합병 시장에 끌어들인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