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주식을 또 사들였다. 이로써 호반건설은 단일주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배경을 놓고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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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호반건설은 14일 금호산업 지분율이 6.16%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주식 1%를 장내에서 추가매수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11일 금호산업 주식 5.16%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의 주식을 조금씩 사오다 5%가 넘자 이를 발표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11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주식을 늘리는 데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호반건설과 재무적 투자자로서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을 우선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3천억 원 이상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에서 박 회장이 이만한 현금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재무적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호남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호반건설을 재무적투자자로 끌여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각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런데 금호아시아나그룹 안팎에서 호반건설의 지분 취득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금호석유화학과 무관하다는 말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지분 취득은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대리인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금유석유화학 관계자도 “호반건설의 지분매입에 대해 아는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투자금융업계에서 금호산업이 아시나아항공의 대주주인 점을 감안해 아시아나항공을 노리는 기업이 호반건설을 앞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직접 인수에 나설 경우 호남정서가 반감을 표시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호남에 뿌리를 둔 호반건설과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고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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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재무구조가 탄탄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려고 한다 해도 아시아나항공까지 경영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 호반건설과 손을 잡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리조트와 금호터미널 등을 지배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지분을 확보하면 어떤 경우든 잃을 게 없기 때문에 금호산업의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에 나서면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고 금호산업의 주식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호반건설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어느 경우든 호반건설 입장에서 크게 잃을 것이 없는 투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상반기에 매출 7260억 원, 영업이익 15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0.13%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간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2010년 1885% 수준에서 상반기에 758%로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