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이 캄보디아의 현지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 비교적 빠르게 자리잡았다. 캄보디아에서 쌓은 디지털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허 행장이 2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시아 국가에 맞는 사업모델로 소매금융(리테일)을 제시하면서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현지영업에도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2009년 캄보디아법인을 세웠는데 국내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했다. 다른 은행들이 대체로 2016년부터 캄보디아 진출을 추진한 것보다 이르다고 할 수 있다.
11월 기준 지점 4곳을 운영하고 있고 2018년에 지점을 추가로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인을 지점장으로 임명하고 가계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위주로 소매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해외법인 5곳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을 냈다. 전체 고객의 95%를 현지인으로 확보했고 최근 1년 동안 대출금은 77%, 자산은 87% 늘어났다.
캄보디아는 금융시장 전망도 밝다. 최근 10년 동안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률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계좌를 보유한 사람이 인구의 20%에 불과해 성장잠재력도 높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해외진출에 뒤처진 점을 감안해 경쟁자가 적고 성장성은 높은 캄보디아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허 행장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금융서비스 ‘리브KB캄보디아’에도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리브KB캄보디아는 현지 고객에게 계좌이체, 해외송금, P2P결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뒤 1년 만에 가입자 2만5천 명을 넘기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국민 가운데 젊은층의 비중이 높고 프놈펜지역은 모바일도 활성화된 점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기준 캄보디아 국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이다.
국민은행은 리브KB캄보디아에 대출과 간편결제 등을 중장기적으로 탑재할 계획을 세웠는데 허 행장이 취임사와 기자간담회 등에서 디지털사업 강화를 강조한 것과 맞물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캄보디아에서 디지털뱅킹을 실험하고 있고 이곳의 모델이 검증되면 다른 국가로 넓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