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1-20 16: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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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현상이 본격화되자 CJ헬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CJ헬로는 전용폰을 출시하는 등 이통3사가 서비스하지 않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변동식 CJ헬로 대표.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시작되자 알뜰폰업계의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선택약정할인율이 9월15일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된 뒤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현상은 급격히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9월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옮겨간 고객은 유입 고객보다 366명 많았고 10월에는 1648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8월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경우가 반대보다 3507명 많았는데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뒤 알뜰폰 가입자가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홈플러스는 최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12월부터 알뜰폰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고 인터파크 등도 알뜰폰사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업계에 '폐업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알뜰폰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는 틈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통3사의 통신비가 내려가고 있어 알뜰폰업계가 가격경쟁력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알뜰폰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기는 했지만 인하폭이 기대에 못 미쳐 알뜰폰 사업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J헬로는 12월 블랙베리 스마트폰 ‘키원 블랙에디션’을 국내에 단독으로 출시한다.
이통3사에서 구입할 수 없는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고객들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블랙베리는 ‘쿼티자판’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스마트폰인데 CJ헬로는 새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원 블랙에디션은 당초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것이 유력했으나 CJ헬로가 적극으로 나서며 키원 블랙에이디션을 전용폰으로 출시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시장이 획일화되고 있어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50만 원대의 출고가에 지원금까지 더해지면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는 알뜰폰업계에서 가장 먼저 중고폰 판매도 시작했다.
▲ 블랙베리 '키원 블랙에디션'.
CJ헬로는 7월부터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갤럭시노트5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도 이통3사가 하고 있지 않은 틈새시장이다. CJ헬로는 공시지원금을 통해 출고가 34만1천 원인 갤럭시노트5 중고폰을 사실상 ‘공짜폰’으로 판매하고 있다.
CJ헬로는 이런 전략으로 새로운 가입자 유치는 물론 가입자당매출(ARPU) 상승까지 노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은 고가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용 스마트폰이나 중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 고가요금제를 선택하는 우량고객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틈새시장 전략도 알뜰폰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에서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찾는 고객이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고 중고 스마트폰 판매사업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여서 급격한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헬로가 알뜰폰사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지만 큰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라며 “알뜰폰업계가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