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윤 사장과 전 사장은 KB증권의 순이익 호조를 나란히 이끌었지만 한 명만 연임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지주회사 출신이 새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 사장 후보자가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거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12월 말 계열사 사장을 결정한다.
KB증권이 KB금융 계열사로 완전히 자리잡은 만큼 이번에는 단독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점쳐진다. KB증권은 현재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윤 사장과 전 사장은 서로 다른 사업분야를 맡은 각자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는데 양쪽 모두 3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거둬 한 명이 연임할 가능성이 나온다.
윤 사장은 리테일(소매금융),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채권·파생상품 운용과 자기자본투자), 경영관리 등을 맡아 고른 실적호조를 이끌어냈다.
KB증권은 특히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에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66억 원을 올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윤 사장이 신재명 S&T부문 부사장 등 관련 전문인력을 꾸준히 영입한 성과로 풀이된다.
전 사장은 투자금융(IB)과 홀세일(기관·법인에 금융상품 판매)을 전담하고 있는데 투자금융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KB투자증권 시절부터 강세를 보였던 채권자본시장(DCM, 기업의 채권 발행을 대행하거나 일부를 매입해 판매하는 업무)의 우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비교적 약했던 주식자본시장(ECM, 유상증자와 기업공개 등 주식과 관련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업무)에서도 영업일선에서 직접 뛴 끝에 현대상선의 유상증자 등 대규모 거래를 확보했다.
그러나 KB증권이 최근 발행어음인가를 받지 못한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지목되면서 윤 사장이나 전 사장의 연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B증권은 합병 전 윤 사장의 재임기간에 현대증권에서 불법 자전거래(내부계좌 2개 이상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한 것이 적발돼 2016년에 과태료와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7월에는 2014년 1월1일~2016년 8월31일 동안 주가연계증권(ELS)을 운용하면서 리스크 한도를 초과하고 관리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기관주의 제재를 받았는데 문제가 생긴 기간이 전 사장의 재임기간(2015년 1월~)과 겹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의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정통파 내부인사를 다음 KB증권 사장으로 앉힐 수 있다는 말도 나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임원으로 일한 적이 있고 증권업 관련 경험도 있는 인사가 KB증권의 단독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윤 사장과 전 사장은 KB금융의 정통 내부인사로 보기 힘든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인수합병된 현대증권 사장이었다. 전 사장은 KB투자증권 사장이었지만 본래 경제관료로 2013년 KB금융에 처음 합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