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11-15 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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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서 얻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는 증권사에서 내부자금을 활용해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사업을 뜻한다. 이 사업이 증권사들에게 허용된 뒤 여러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김 사장은 선점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투자금융(IB)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중소형 증권사의 불리함을 딛고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다.
교보증권은 9월 기준으로 채권형 인하우스 헤지펀드 설정액 1조8584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인하우스 헤지펀드 설정액 2조7023억 원의 68.7%에 이른다.
이 설정액은 교보증권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NH투자증권(4108억 원)을 훨씬 웃돈다. 기존에 인하우스 헤지펀드사업을 하던 자산운용사들도 앞질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은 2월에 인하우스 헤지펀드사업을 시작해 시장에 아주 이르게 진입했다고 볼 수 없는데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와 달리 기존의 강점인 채권운용 노하우를 살려 주식형 대신 채권형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인하우스 헤지펀드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판단해 전적으로 힘을 실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984년생인 김창현 교보증권 사모펀드운용부장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 인사를 실시했다.
첫 인하우스 헤지펀드 상품을 내놓은 뒤 설정액이 빠르게 늘어나자 판매목표를 기존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리고 담당인력도 6명에서 10명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현재 교보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7곳이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한 NH투자증권은 언제든지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교보증권보다 많은 자기자본을 보유한 중대형 증권사들도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인하우스 헤지펀드상품의 유형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주식형, 대출형, 파생형 등 여러 수요에 맞춘 헤지펀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6월에 첫 주식형 인하우스 헤지펀드상품을 출시한 지 3일 만에 설정액 86억 원을 모았다. 최근 헤지펀드본부 안에 마케팅부서를 만드는 등 관련 인력도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투자금융사업에서 강점을 보이던 구조화금융사업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와 함께 특화된 수익원으로 키우려는 것이다.
9월 말에 구조화투자금융부문을 새로 만들었는데 기업형 임대주택사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산업단지 투자 등 관련 사업의 전문성을 확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화금융은 예금이나 대출채권 등을 유동화하는 사업이다. 예컨대 증권사가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건설사에 돈을 빌려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 프로젝트를 맡았을 경우 이 프로젝트 자체를 채권으로 만들고 신용을 보강해 수수료이익을 늘리는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