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오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악화한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복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12일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난 뒤 한중 정상회담을 열었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연 것은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회의(G20 정상회의)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난해부터 악화일로를 걸었던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개선하자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나 아주 기쁘다”며 “이번 회동은 앞으로 두 나라의 관계발전과 한반도 문제의 협력, 리더십 발휘 등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자 자연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며 “수교 25년 동안 우호교류와 협력공영은 중한관계의 기조”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뜻을 가진 매경한고(梅經寒苦)라는 중국 사자성어도 있다”며 “한중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게 두 나라가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애초 사드 문제를 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과 달리 사드문제에 대한 두 나라의 기본적 입장을 확인한 뒤 모든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정상적으로 회복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진핑 주석이 사드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하자 문 대통령은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대답했고 이에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애초 20분가량 만나기로 했지만 회의가 길어지며 43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별도의 합의문은 내놓지 않았지만 결과를 브리핑하는 형태로 관계개선의 핵심요소와 관련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의 초대로 문 대통령이 12월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다. 각국 정상이 교류하는 것은 두 나라 관계복원의 물꼬를 트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초대에 화답하는 의미로 2018년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맞춰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진핑 주석은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정이 여의치 못해 못 가더라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