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중국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매일유업은 그동안 계속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는데 중국 조제분유시장의 높은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당분간은 중국에서 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매일유업 관계자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전체 조제분유 매출 가운데 30%를 중국에서 내고 있다.
매일유업이 중국에 생산이나 유통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인 셈이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매일유업은 2015년 인도네시아에서 할랄인증을 받은 뒤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베트남 전용 조제분유까지 내놓으며 공을 들였으나 결국 사업을 접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매일유업은 이후 절치부심 끝에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대신 중국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일유업은 중국 조제분유시장의 거대한 규모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제분유시장의 규모는 한국의 50배 수준이다.
중국에서 조제분유를 주로 구매하는 고객층이 중국제품 대신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외동으로 자란 빠링허우(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년대생)세대는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격보다 품질이나 안전을 우선시해 제품을 고른다”며 “특히 식품의 경우 중국제품에 불신이 커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중국 조제분유의 점유율은 3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70%는 에보트, 네슬레 등 해외기업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중국아기에 영양을 맞춘 분유를 개발하는 등 노력을 통해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판로를 넓히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매일유업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분유브랜드 '애사락 금전명작'. |
다만 매일유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정부의 관계개선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2016년 10월1일 조제분유를 생산하는 해외회사를 대상으로 등록과 라벨규정 등을 강화했다. 1개 회사 당 3개 브랜드, 9개 제품만을 판매하도록 제한하는 규제안도 만들었다.
매일유업의 1월부터 8월까지 조제분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3월과 4월에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2%, 43% 줄어들기도 했다.
반면 국내 조제분유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조제분유의 핵심소비층인 신생아 감소 탓이다.
10월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유엔인구기금이 함께 퍼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출산율은 1.3명으로 전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