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 수주전과 관련해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전이 최저가입찰제로 진행되고 있어 파트너사인 록히드마틴이 가격을 깎자는 얘기를 계속한다”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고등훈련기 수주 위해 원가절감 총력"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훈련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초기물량만 17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 모델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사장은 “모두 5개 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과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의 2파전”이라며 “보잉 컨소시엄이 엄청난 덤핑(시장가격을 무시하고 싼 가격에 상품을 파는 일)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록히드마틴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가 수주의 관건”이라며 “실무진들이 원가절감 문제를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서는 깎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깎은 상태라 이제 남은 것은 사실상 협력기업의 희생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제로(0) 아니면 백”이라며 “1달러, 1센트만 높게 써도 지는 게임”이라고 대답했다.

감사원의 전력화 중단 요구에 따라 납품이 중단돼 있는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문제를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수리온 개발과 관련해 애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은 사실이라 감사원의 지적도 일리는 있다”며 “하지만 수리온을 운용하는 중위, 실무자들을 만나보니 체계결빙시험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에서 헬기를 운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전력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실해보이기 때문에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도입한다.

김 사장은 “비즈니스데이 기준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일한 지 12일 됐는데 경영상태를 들여다보니 일부 경영진의 판단 문제는 있었을 거라 보이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전체가 비리에 연루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계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경영정상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나 공직에 있을 때 일은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니고 있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수많은 주주들이 있는 주식회사다. 경영상 매우 비밀스러운 일이 아닌 이상 의사결정을 공개적으로 하고 외부에서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 열린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쇄신을 위해 구성된 ‘경영혁신위원회’와 관련해 “여러 쇄신안은 내부에서 내더라도 평가하고 결정하는 것은 외부인사가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사장이 절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