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3분기 태양광사업에서 '깜짝실적'을 냈지만 내년에는 경쟁업체들과 '치킨게임'을 벌여야 할 수도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과 중국정부의 불확실한 태양광정책 등 태양광시장의 성장을 막을 만한 요소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중국기업들은 태양광제품 대폭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OCI 태양광사업 앞 길 '첩첩산중', 이우현 '깜짝실적'에도 고심 깊어

▲ 이우현 OCI 사장.


이충재 KTB 증권 연구원은 2일 “중국 태양광기업들이 2018년 폴리실리콘 생산규모를 대폭 늘릴 것”이라며 “2018년 태양광발전 수요가 올해보다 10% 이상 늘지 않으면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주는 실리콘결정체를 말한다. 올해 전 세계 폴리실리콘 설비규모는 약 50만 톤 정도로 폴리실리콘 수요보다 약간 적었다. 

REC실리콘과 GCL, Daqo 등 중국 태양광기업들은 증설작업을 통해 2018년에 폴리실리콘을 올해보다 4.7만 톤 더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2018년 태양광발전시장이 올해보다 약 10% 더 확대돼야 한다고 이 연구원은 바라봤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신재생에너지발전에 지급할 보조금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OCI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정부는 2020년 태양광발전 설치목표를 기존 150GW(기가와트)에서 110GW로 줄인 데 이어 태양광보조금도 점차 줄여가기로 했다. 태양광발전 등에 지급할 보조금 예산이 부족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정부의 신재생에너지발전 보조금 예산부족 규모는 지난해 76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20년 3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태양광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쓸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나 태양광발전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우현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공장인 OCIMSB를 최근 가동하며 폴리실리콘 제조에서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시장이 위축돼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 이런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 

OCI는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373% 늘어난 영업이익 787억 원을 거뒀는데 이런 실적호조가 반짝호재에 그칠 수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