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구 정진문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가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대응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사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오프라인 고객을 확보하면서도 핀테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도 마련하기 위해서다.
▲ 임진구(왼쪽) 정진문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2018년 1월부터 신규대출과 재계약, 대환 등의 법정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로 인하되는 데 영향을 받아 수익성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기준 전체 가계신용대출잔액의 48.24%에 연 24%를 초과하는 금리가 매겨져 있다. 특히 연 27~27.9% 금리대의 비중이 30.27%에 이른다.
기존 대출계약에 인하된 법정최고금리가 소급적용될 수도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인하된 금리가) 기존 대출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다른 대형 저축은행보다 가계신용대출의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법정최고금리가 떨어지면 전반적인 수익감소를 피하기 힘들다”며 “법정최고금리 인하분이 소급적용될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진구 정진문 대표도 올해 들어 대면영업과 핀테크사업을 함께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면서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여파를 대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하반기 신입 창구직원(텔러)의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채용인원 수는 상반기에 입사한 텔러 20명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매년 텔러 10여 명을 채용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다. 늘어난 인력을 기반으로 고객을 찾아 대출상담 등을 제공하는 출장서비스의 비중도 키우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예금·대출고객 상당수가 높은 연령층으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 오프라인 고객이 주로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잘 바꾸지 않는 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전용인 자유입출금통장 ‘SBI사이다보통예금’은 출시된 지 7개월 만인 6월 말에 예금잔액 2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공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7월 한 인터뷰에서 “저축은행 고객은 서민 취약계층인 경우가 많다”며 “핀테크 활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핀테크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임 대표는 모회사 SBI금융그룹의 핀테크기술을 국내 금융서비스에 적극 접목해 오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시스템(CCS)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용평가시스템은 개인의 금융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자동전산시스템을 뜻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하던 핀테크 태스크포스팀 인원을 올해 2배가량 늘렸다. 빅데이터에 관련된 외부전문가도 영입했다.
SBI저축은행은 9월부터 지점을 찾지 않고 모바일로 예금과 적금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전용 대출플랫폼 ‘사이다’의 인증방식도 핀(PIN)번호와 지문인증, 카카오톡을 비롯한 SNS인증 등으로 다양화했다.
2018년 상반기에 ‘챗봇’을 도입할 계획도 세웠다. 인공지능 상담사를 통해 고객에게 금융상담서비스를 24시간 내내 제공하는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