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시진핑 집권 2기 출범을 계기로 사드보복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시진핑 집권 2기 체제가 출범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 변화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에 반발해 경제적 보복조치에 나서면서 큰 피해를 입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사드보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차, ‘시진핑 2기 출범’으로 사드보복에서 벗어날 기회 잡을까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과 천민얼 중국 충칭 당서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막을 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최고 지도자인 공산당 총서기 연임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시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한중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도 요청했다. 

한국과 중국이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13일에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에 합의한 데 이어 24일에는 2년 만에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한중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한국이 중국의 사드보복 완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반면 시진핑 집권 2기 체제에서 미국과 중국 관계의 경색으로 한국과 중국 관계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국가주석은 18일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타국의 이익을 희생해 발전하진 않겠지만 동시에 우리의 정당한 권리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시 국가주석이 2기 체제에서 ‘강한 중국’을 더욱 강조하면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배치를 미국 미사일방어체제에 동조하는 것으로 봤고 그 결과 한국기업들이 사드보복의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기업들이 사드보복 피해를 계속 안고 가야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시진핑 집권 2기 체제 출범을 계기로 '관시'를 구축하기 위해 한층 바삐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관시는 중국 특유의 인맥문화를 뜻하는데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꼭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대차가 중국 지도부 교체를 염두에 두고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 총서기에 담도굉 부사장을 임명했을 수도 있다. 담 부사장은 화교출신으로 현대차 내부에서 중국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로 꼽힌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을 받는 가운데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갈등설이 불거졌다. 그러면서도 충칭에서 5공장을 가동하면서 판매회복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현대차, ‘시진핑 2기 출범’으로 사드보복에서 벗어날 기회 잡을까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를 놓고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와 천민얼 충칭 당서기를 각각 베이징기차와 갈등, 충칭 5공장 가동의 배후인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차이치 당서기가 베이징기차 경영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갈등이 깊어졌고, 천민얼 당서기의 도움으로 현대차가 충칭 5공장을 가동해 판매회복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파악했다. 

차이치 당서기와 천민얼 당서기는 시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차이치 당서기는 평당원에서 중앙위원을 건너뛰고 정치국위원으로 고속 승진했다. 천민얼 당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치국 위원에 오르는 데 만족했다.

차이치 당서기와 천민얼 당서기의 정치국 입성으로 공석이 된 베이징, 충칭 당서기 자리 역시 시 국가주석의 인맥을 일컫는 ‘시자쥔’들이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9월 중국에서 판매감소폭을 줄이면서 사드보복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쌍용자동차가 최근 사드보복으로 중국 합자회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사드보복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라고 보지 않고 장기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한국정부가 시진핑 집권 2기 체제 출범을 계기로 사드 리스크를 해소하고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반을 닦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