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이란에서 대규모 건설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대림산업은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이란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란에서 달러결제가 가능해져 대규모 발주가 쏟아져 나올 경우 대림산업이 그 수혜를 볼 수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25일 “이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주되려면 달러 거래가 재개돼야 한다”며 “내년 4월 이전에 이란에서 달러 거래가 허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지난해 초에 해제되면서 이란에서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에서 달러가 결제되는 것을 여전히 막고 있어 실제 발주량은 미미하다. 대부분 국가들이 건설계약을 추진할 때 달러 거래를 신뢰하지만 이 방법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항공이 프랑스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 프랑스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레오나르오(옛 핀메카니카)의 합작사 ATR 등에 모두 200대의 항공기를 구매·장기임대하는 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달러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잉이 항공기를 이란에 인도하기 위해서는 미국정부가 미국 상업·투자은행들의 항공기금융 참여를 승인해야 하고 이란은행들의 미국금융시스템 접속을 허용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항공기 판매를 허가할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데 달러결제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보잉이 경쟁기업인 에어버스에 수주물량을 뺏기게 된다는 점에서 달러 거래가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에서 달러 거래가 재개될 경우 이란정부와 깊은 신뢰를 다지고 있는 대림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
대림산업은 1975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이란에 진출했다. 특히 국내 다른 건설사들이 현장을 철수하던 이란-이라크 전쟁 중에도 캉간 가스정제공장 건설공사를 계속 진행하며 이란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림산업은 이란에 경제제재 조치가 가해진 2010년 이후에도 계속 현장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40년 넘게 이란과 신뢰를 쌓고 있다.
라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이란에서 가장 탁월한 사업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란의 달러 거래가 성사되면 대림산업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