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아침식사를 하면서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가운데 다음 연준 이사회 의장으로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거든 손을 들 것을 요청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연준 의장으로 중도파와 매파 놓고 저울질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이사(왼쪽)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비공식적인 표결을 통해 다음 연준 의장후보 5명 가운데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들 외에 다른 후보로는 재닛 옐런 현 의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게리 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침식사에 참석한 인사들 가운데 팀 스콧 의원은 “테일러 교수가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존 케네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연준 의장으로 파월 이사나 테일러 교수를 생각하는지 질문받자 “둘은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인사”라며 “조만간 다음 연준 이사회 의장이 누군지 발표하겠다”고 대답했다.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는 공화당에 가까운 정책성향을 보여 이전부터 유력후보로 꼽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옐런 현 의장과 함께 다음 연준 의장으로 검토하고 있는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파월 이사는 비교적 중도파로 평가된다. 기준금리의 점진적인 인상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때문에 연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되면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이사가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지지를 얻기 쉬운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연준 이사회 의장은 미국 상원의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되기 때문이다.

반면 테일러 교수는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매파’에 가까운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물가상승률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기준금리를 바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테일러 교수를 선호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이사나 테일러 교수 가운데 한 명이 연준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다른 한 명이 부의장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옐런 의장은 2018년 2월에 임기를 마친다. 스탠리 피셔 전 연준 이사회 부의장은 13일에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3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기 직전 다음 연준 이사회 의장을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