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이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다.
당분간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엔환율은 5일 947.16원을 기록했다.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전날보다 0.17% 더 떨어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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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교도통신 주최 강연에서 “엔약세에서 얻는 이익이 손해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또 구로다 총재는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예고했다.
일본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이 엔약세 정책을 긍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엔약세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엔약세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도 3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엔약세의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들의 주식이 출렁였다.
토요타 등 일본자동차기업과 세계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현대자동차는 4일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5일에도 추가하락하며 장중에 4년 만에 최저가인 14만9천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일본 양적완화 조치 이후 엔화는 약세고 달러는 강세”라며 “엔약세 장기화는 수출경제를 약화하고 내수경제를 침체시켜 경제회복에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엔약세가 상당히 걱정된다”면서도 “국제공조 노력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앞서 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 양적완화에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엔약세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옆나라 일본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예고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처럼 돈을 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3일 “예상보다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일찍 단행했다”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엔약세가 급속히 진행되면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데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낮추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