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기술의 꾸준한 발전으로 활용도를 높여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주력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 편중된 이익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9일 “지난 10년 동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주도한 삼성전자의 성장은 내년부터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며 “업황이 약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올해와 내년 모두 70%대를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기여하는 폭이 크지 않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성장을 다시 스마트폰 등 완제품이 주도하는 시대가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기술의 발전과 적용이 확대되면 사업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18일 미국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한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 향후 스마트폰과 가전 등 모든 제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전장부품, 가전 또는 TV와 같은 제품을 이용할 때 다른 기기와도 연동해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대폭 강화해 삼성전자 제품 구매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고 사장은 사용자들이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빅스비'로 모든 사물인터넷기기를 동작하거나 제품이 사용자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활용성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기업에 꾸준한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계획도 내놓았다.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키워내기 위한 삼성전자의 성장전략이 이른 시일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기술 등의 활용도를 높여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연계하며 더 풍부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한 기업들의 기술도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올해까지 이어지던 정체기를 벗어나 내년부터 연간 2%포인트 가까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혁신을 주도하는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있는 데다 인공지능기술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적용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이는 차별화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성장은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기술의 혁신이 주도할 것”이라며 “접히는 스마트폰은 휴대폰시장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바꿀 제품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과 스마트폰의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약 3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24%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