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그동안 법적 규제 때문에 도입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신 위원장의 발언으로 도입논의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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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장 |
신 위원장은 4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할 단계가 됐다”고 대답했다.
신 금융위원장은 “먼저 산업자본의 은행 개입 허용과 그에 따른 소유제한을 어떻게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러한 IT은행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발표한 규제개혁 방안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중장기 과제로 포함했다. 당장 시행을 준비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금융회사와 IT기업의 조합인 인터넷 전문은행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IT기업 텐센트는 지난 7월 은행 설립을 허가받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도 9월 은행업에 진출했다.
일본은 전자상거래기업 라쿠텐 등이 시장에 뛰어들어 인터넷 전문은행 6개가 성업하고 있다. 미국도 1995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생긴 뒤 현재 1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2002년과 2008년 각각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시도가 있었으나 법적 문제로 무산됐다.
금융위는 2008년 1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은행법을 개정하려 했으나 금산분리 논란이 일면서 없던 일이 됐다.
신 위원장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관련 논의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되는 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금산분리 등 관련 규제”라며 “이미 지급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들이 규제완화로 은행시장에 진입할 경우 금융업계 전체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