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힘쓰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출석하는데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문제에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문재인 정부의 첫 기업구조조정 대상이라 다른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광주에 본사를 둔 만큼 호남지역 의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장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으로부터 ‘금호’ 상표권의 사용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결정하는 등 구조조정 토대를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향성도 비용절감을 통한 일자리 유지로 결정하고 노동조합과 지역사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임금삭감과 조직개편 등이 구체적인 비용절감 방안으로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광주를 방문해 윤장현 광주시장을 면담하고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도 비용절감을 위한 고통분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9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해당사자들이 고통을 많이 나눌수록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며 “구조조정에 얼마나 협조하고 경영정상화에 동참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던 대로 각계의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도움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 회장의 고통분담 요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기업구조조정에 앞서 채권은행 담당자도 부실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참여하는 정상화협의체 구성 등도 요청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한국GM의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논란 등 다른 민감한 사안들도 다뤄질 전망”이라며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의 고통분담 문제에서 갈등이 노출될 경우 이 회장의 부담이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장기적인 일자리 유지라는 큰 틀 아래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침을 논의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실사결과가 나온 뒤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16일부터 2~3개월 동안 외부기관의 실사를 받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 실사결과를 토대로 2017년 말 또는 2018년 초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