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0-12 12: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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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3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올른 데다 미국 정유시설이 잇단 허리케인 발생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톡톡히 누린 덕분이다.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올해 3분기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편이었는데 미국 정유시설이 가동중단되면서 정유업황이 크게 좋아졌다”며 “정유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복합정제마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허리케인 하비가 8월 말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미국 정유사들은 아직까지도 이 지역 정유시설을 허리케인 발생 이전 수준만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주에는 전 세계 정유시설의 5%, 미국 전체 정유시설의 26%가 몰려 있는데 텍사스주 정유시설의 절반 정도가 한때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 정유시설은 가동률이 허리케인 발생 직후인 9월 초중순 77% 정도까지 떨어졌다가 10월 첫째주 90% 정도까지 올랐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이 빠르게 높아졌지만 허리케인 발생 이전 가동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정유사가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정제마진이 크게 확대됐다. 3분기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10달러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정유4사는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늘어나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오른 점도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이다.
국제유가는 6월21일 배럴당 42달러 정도에서 9월 말 52달러까지 꾸준히 올랐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도입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린다. 이 사이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도 올라 정유사들은 싼 값에 원유를 사서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 수익성이 좋아진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249억 원, 에쓰오일은 영업이익 4979억 원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147%,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328.5% 늘어나는 것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상장사가 아니어서 IBK투자증권에서 실적전망을 내놓지 않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