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조미료인 미원이 이름과 맛, 포장을 전면적으로 바꿔 새롭게 출시된다.
미원의 새로운 이름은 ‘발효미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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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
미원의 성분인 L-글루탐산나트륨(MSG)은 건강에 좋지 않은 화학조미료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적도 있으나 식약처에서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번 미원의 대대적 재단장도 같은 맥락이다.
대상은 3일 미원의 이름을 기존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학조미료라는 오해를 벗고 미원의 발효 제조공법을 강조하기 위한 제품명 변경이다.
제품 디자인도 새롭게 했다. 미원을 상징해 온 붉은 신선로 문양 대신 주원료인 사탕수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역시 미원이 화학조미료가 아니라는 점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흰색 분말이 드러나던 투명포장은 미색의 불투명 포장으로 바뀌었다.
미원의 맛도 달라졌다. 기존 미원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감칠맛이 나도록 성분비를 조정했다.
최광희 대상 식품사업총괄 상무는 “L-글루탐산나트륨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상무는 “L-글루탐산나트륨의 안전성은 세계적으로 공인됐다”며 “올바르게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드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인지도를 고려해 당분간 감칠맛미원과 발효미원을 함께 판매한다.
L-글루탐산나트륨은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메스꺼움과 두통 등을 일으키는 중국음식점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해성 논란이 일어나 미원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세계보건기구는 L-글루탐산나트륨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식약처가 L-글루탐산나트륨은 1일 섭취 허용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안전한 물질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임대홍 창업주가 1956년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이 모체다. 임 회장은 일본에서 배워온 조미료 제조 기술로 L-글루탐산나트륨과 헥산을 섞은 미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원의 이름은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味の素, あじのもと)에서 나왔다. 미원(未元)을 일본어로 읽으면 아지노모토에서 노가 빠진 아지모토가 된다.
1962년 동아화성공업이 회사이름을 미원으로 변경해 1997년 다시 대상으로 이름을 바꿀 때까지 기업의 이름도 미원이었다. 그 정도로 미원은 대상그룹의 뿌리이자 대표 제품이었다.
미원은 국내시장에서 연간 1천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외시장 수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미원의 해외매출은 지난 20년 동안 2천억 원 이상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