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신세계티비쇼핑이 T커머스 성장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홈쇼핑업계에 뒤늦게 진출하면서 T커머스채널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왔는데 최근 T커머스채널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티비쇼핑은 최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가 시행한 채널개편에서 2번 채널에 편성되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현대HCN에서는 4번 채널을 잇달아 차지하면서 유리한 자리에 올랐다.
4월 KT 인터넷방송채널인 올레tv에서도 2번채널을 확보했다. 특히 올레tv의 가입자 수가 700만 가구로 IPTV 전체가입자의 50%에 이르는 만큼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티비쇼핑은 T커머스업계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방송, 케이블티비, 위성방송에서 모두 10번 안쪽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신세계티비쇼핑 관계자는 “T커머스채널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며 “그동안 쌓인 신세계티비쇼핑의 브랜드 인지도가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채널을 앞당긴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티비쇼핑이 채널번호를 앞쪽으로 당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세계티비쇼핑의 기존채널은 28번이었다. CJ오쇼핑이 T커머스채널 ‘CJ오쇼핑플러스’의 KT스카이라이프 채널을 39번에서 22번으로 채널을 앞당긴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유료방송채널의 등급은 S부터 A,B,C로 나뉘는데 S는 지상파 방송, A는 20번 안쪽 종합편성 등 인기채널을 말한다. B는 20번 안쪽의 나머지, C는 20번 뒤쪽의 번호다.
방송에서 앞쪽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사보다 많은 비용을 내야 하는데 신세계그룹이 과감한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널번호가 한정돼있는 방송사업의 특성상 한 회사가 채널을 차지하면 기존 회사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신세계티비쇼핑은 T커머스를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신세계티비쇼핑은 지난해 5월 자체 방송제작 스튜디오를 열었다. T커머스는 녹화방송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고 있으면 콘텐츠 제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자체적으로 송출시스템도 구축했다. IT서비스회사인 신세계I&C로부터 VOD 제작관리시스템을 15억 원에 구입하기도 했다.
T커머스시장에서 기술력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발빠른 투자확대로 장기 성장동력을 모두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티비쇼핑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빠르면 2018년에 T커머스업계 1위 KTH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H는 1분기와 2분기에 매출을 각각 238억 원, 257억 원을 냈는데 신세계티비쇼핑은 같은 기간 각각 145억 원, 183억 원을 거두면서 두 회사의 매출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1995년 문을 연 홈쇼핑시장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렸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5년 뒤늦게 화성산업과 함께 T커머스사업권을 따내면서 우회적으로 홈쇼핑사업에 진입했는데 뒤늦은 진출이 오히려 덕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티비쇼핑은 T커머스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체적 패션브랜드를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데 힘입어 문을 연 지 1년 만인 지난해 12월 가입고객 200만 명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