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단말기지원금 상한제가 1일부터 폐지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단말기지원금 상한제는 출시 15개월 미만의 최신 스마트폰 지원금을 최고 33만 원 이상 지급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2014년 단통법 시행으로 도입됐는데 3년 만에 일몰되면서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는 제한없이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의 공시지원금은 오르지 않고 있다.
갤럭시노트8과 V30의 공시지원금은 9월 출시 당시 각각 최고 26만5천 원, 24만7천 원으로 책정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공시지원금이 기존 상한액을 넘긴 스마트폰은 34만5천 원이 책정된 삼성전자 ‘갤럭시J7’ 2017년형 제품뿐이다.
소비자들은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지원금도 상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이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택약정요금할인 상향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원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선택약정요금할인은 9월15일 20%에서 25%로 상향됐는데 이 때문에 갤럭시노트8 구매 가입자들의 90%는 선택약정요금할인을 채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V30에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이통3사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단말기지원금을 인상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통사 입장에서는 공시의무가 있는 지원금을 올리기보다 공시할 필요가 없고 실시간으로 조정이 가능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통해 마케팅경쟁을 하는 편이 낫다.
▲ 애플 '아이폰8'.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통사가 단말기지원금을 늘리면 정부에게 선택약정요금할인을 현행 25%에서 30%로 상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통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지원금 인상을 통한 마케팅은 이통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단말기지원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애플의 아이폰8이 10월 국내에 출시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갤럭시노트8과 V30가 경쟁에서 이기려면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국내 제조사와 달리 단말기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아 선택약정할인 비중이 매우 높았는데 할인율이 5%포인트 올라 소비자들을 더욱 끌어들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보다 경쟁우위에 서려면 선택약정할인 상향에 비례해 지원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직전 업계의 평균 단말기지원금이 43만 원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갤럭시노트8, V30의 공시지원금을 현재보다 10만 원 이상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 출고가를 100만 원 미만이라고 밝혔다가 최종적으로 109만4500원으로 책정했는데 이와 같은 결정이 단말기 지원금상한제 폐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지원금 상향을 위한 마케팅비용을 출고가에 미리 포함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8이 출시되면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휴대폰 제조사간 지원금 경쟁에 불이 붙게 되면 ‘지원금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