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주요그룹에서 호텔사업은 주로 오너일가가 직접 챙기는 경우가 많다. 오너의 결단력이 필요한 일이 많은 데다 비용은 많이 들고 버는 돈은 적은 사업이다 보니 전문경영인이 챙기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 신라 한진에서 오너가 호텔사업 직접 챙기는 이유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한진그룹에서 호텔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에 오너일가가 주로 올라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호텔롯데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 회장 이전에는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사내이사로 호텔사업을 직접 챙겼다. 신 이사장의 딸 장선윤 전무 역시 호텔롯데에 몸담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2011년 호텔신라의 대표이사에 올라 7년 동안 호텔신라를 이끌었다.

조현민 전무 역시 한진그룹에서 호텔사업을 맡고 있는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이사에 올라있다. 조 전무가 맡기 전에는 조 전무의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직접 호텔사업을 챙겼다.

호텔사업은 흔히 미운 오리새끼에 비유된다.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사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인건비 비중이 워낙 높아 주요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은 편이다. 국내 호텔시장의 양강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모두 최근까지 호텔사업에서 내는 적자를 면세점사업이 메우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경기를 많이 타 실적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 단순 국내경기뿐 아니라 여행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경제, 국제유가, 환율 등의 영향을 받는다.

국내 호텔들은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어려움을 겪었고 올해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고전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하더라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 크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국내외 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때마다 호텔 매물이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다. 1997년 외환위기 때에도 팔겠다고 내놓은 특급호텔이 수두룩했다.

특히 호텔사업은 원활한 영업을 위해 주기적인 시설의 개보수가 필요하다. 대규모 비용이 주기적으로 필요하고 개보수 기간에는 휴관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대외적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사업인 탓에 오너일가의 결단력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부진 사장이 메르스 사태 때 호텔 영업을 잠시 중단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전문경영인이 그런 결정을 내리는 건 사실상 쉽지 않다.

오너일가가 호텔사업 계열사 대표이사로 직접 이름을 올리고 주요 결정을 내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사업은 그룹에서 실적기여도가 매우 낮긴 하지만 그룹 전체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해외에 진출할 때 호텔을 통해 그룹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