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한발 늦게 뛰어든 헤지펀드시장에서 신한금융투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한은행과 협업체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 등 7곳에 이어 증권사 가운데 8번째로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란 증권사가 자금을 활용해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가 2015년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도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지 2년여 만에 신한금융투자도 헤지펀드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헤지펀드시장은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 등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등 최근 증권사들의 관심이 보이는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시장이 단기간에 커지고 있는 데다 공모펀드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사들도 연이어 헤지펀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리인상과 맞물려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은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강대석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수장을 맡고 있던 때 헤지펀드 진출을 검토했지만 시장여건이 좋지 않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지만 반년여 만에 입장을 바꿨다.
교보증권 등 올해 초 헤지펀드에 진출한 증권사들이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는 등 상황이 바뀌자 이에 맞춰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올해 초 인하우스헤지펀드 상품을 내놓은 뒤 6개월 만에 2조5천억 원어치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교보증권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다루는 헤지펀드운용사에 올랐다.
김 사장은 헤지펀드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교보증권이 내놓은 것과 비슷한 구조의 ‘채권형 헤지펀드’를 내놓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형 헤지펀드는 낮은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의 은행채 등을 사는 방식인데 만기가 짧아 단기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채권형 헤지펀드의 경우 신한은행에서 운용하고 있는 법인자금과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끌어올 가능성도 높은 데다 신한은행과 함께 영업하고 있는 금융복합점포인 ‘신한PWM’을 판매창구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 뛰어든 증권사 7곳 가운데 신한금융과 같이 체계적으로 은행과 함께 복합점포를 꾸리고 있는 곳은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 계열사간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자본시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다만 증권사뿐 아니라 자산운용사들도 잇달아 헤지펀드시장에 뛰어들면서 펀드의 수익률이 좀처럼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신한금융투자의 헤드펀드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9월20일 기준으로 헤지펀드 650여 개의 올해 수익률은 4%대에 머물러 있다. 목표치인 연 7~10% 수익률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의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를 국내에 들여오고 국내 운용사를 해외에 내보내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헤지펀드가 떠오르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김 사장은 신한은행 등 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