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0-01 01: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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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한국자산신탁 회장이 부동산신탁업계 1위 사업자인 한국토지신탁을 맹추격하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아직 매출규모에서 한국토지신탁에 뒤지고 있으나 신규수주를 크게 확대하며 부동산신탁 1위기업에 오르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 문주현 한국자산신탁 회장.
1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납입자본금부문에서 아직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신규수주를 꾸준히 늘리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납입자본금 규모가 467억5천만 원이다. 이는 한국토지신탁(2525억 원)과 KB부동산신탁(800억 원), 대한토지신탁(750억 원)에 이은 업계 4위 규모다.
부동산신탁사의 납입자본금은 현재 회사의 외형뿐만 아니라 향후 매출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는 만큼 한국자산신탁이 아직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개발을 통해 얻는 수수료수익 부문에서 다른 기업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해 말에 수수료수익으로만 887억 원을 냈다. 한국토지신탁(1104억 원)에 이은 업계 2위의 규모다.
한국자산신탁보다 납입자본금 규모가 큰 KB부동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은 지난해 수수료수익으로 각각 493억 원과 390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부동산신탁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수수료수익을 임직원수로 나눈 것(인당 생산성)을 쓰는데 한국자산신탁은 인당생산성이 5.51을 보여 한국토지신탁(5.97)의 뒤를 이었다.
KB부동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의 인당생산성은 각각 3.14, 3.15에 불과했다.
한국자산신탁이 생산성에서 업계 2위에 오르게 된 것은 신규수주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자산신탁은 2012년만 해도 신규수주에서 시장점유율 11%에 그쳤다. 하지만 2013년 시장점유율이 16%로 가파르게 상승한 데 이어 2014년 18%, 2015년 20%, 2016년 21%로 꾸준히 성장했다.
부동산신탁업 특성상 부동산개발사업이 통상 3~4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신탁수주규모가 늘어나면 향후 3~4년 동안 안정적으로 영업수익이 발생한다.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신탁업계의 주요 사업으로 꼽히는 차입형토지신탁시장에 집중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개발사업의 안정성을 보완하는 기존의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에서 벗어나 개발사업의 자금을 조달하고 개발사업을 주도하는 형태의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을 2009년부터 꾸준히 확대했다.
차입형토지신탁 상품은 공사비 등의 자금을 신탁사가 우선적으로 조달하고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를 얻는 한편 높은 수준의 신탁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부동산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탁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도 크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얻을 수 있는 수수료 규모가 커 신탁사들이 주목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자산신탁은 차입형토지신탁시장에서 2012년만 해도 점유율 3%를 보였다. 하지만 2013년 23%로 도약한 데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을 32%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차입형토지신탁 상품으로 수주한 금액은 모두 1792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1138억 원을 신규수주했다.
한국자산신탁을 이끄는 문주현 회장이 보유한 다른 회사와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자산신탁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회장이 이끄는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디벨로퍼 1세대로 꼽히는 엠디엠(MDM)그룹의 자회사다.
문 회장은 부동산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데 한국자산신탁 외에 부동산 토지매입부터 건축기획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부동산개발회사 MDM, 여신전문 금융기관인 한국자산캐피탈, 자산운용사인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으로 부동산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