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09-26 17: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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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G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황 회장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박 사장은 5G를 이용한 사업모델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국제 정보통신기술 전시회 ‘ITU텔레콤월드2017’에서 SK텔레콤과 KT는 모두 5G를 주요 주제로 선정했다.
▲ 황창규 KT 회장.
SK텔레콤은 이번 전시에서 에릭슨, 인텔과 공동개발한 5G 이동형 인프라차량을 공개했고 5G를 활용한 360도 가상현실(VR)통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KT도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며 5G 기술력을 선보였다.
ITU텔레콤월드2017이 SK텔레콤과 KT가 개발한 5G 기술의 각축장이 된 것이다.
5G는 현재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LTE보다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 5G를 주도하는 기업이 4차산업혁명에서 신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5G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KT와 SK텔레콤의 계획에 전략적 차이도 엿보인다.
KT는 5G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은 ‘5G 전도사’로 불릴 만큼 5G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5G 상용화에서 가장 앞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2020년 최종 결정할 5G국제표준화 작업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KT는 2016년 인텔, 에릭슨, 퀄컴 등 통신장비사들과 손잡고 ‘평창5G규격’을 마련했는데 이를 5G국제표준화에 반영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내년 초 열리는 평창올림픽 기간 평창5G규격으로 세계 최초 5G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진행한다.
짜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25일 부산 벡스코를 찾아 “한국 통신회사들이 평창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하겠다고 했는데 기대가 크다”며 “5G국제표준은 2019년 연말에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달리 SK텔레콤은 5G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도 2019년 하반기 5G 상용화를 목표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장비 제조사와 핵심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KT만큼 세계 최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올해 초 ”통신기술이 5G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해도 5G가 적용된 단말기가 나와야 실질적인 상용화라 할 수 있다“며 ”5G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5G시장을 선점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의 자율주행차에서 5G 사업모델을 찾고 있다.
박 사장은 7월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이뤄지려면 차 전체에 센서가 부착돼야 하는데 센서가 차 밖의 도로환경이나 주변 차량과 통신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영역”이라며 “이를 통해 더욱 복잡해지는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위험을 판단하고 주행경로를 찾아야 해 초고속, 초지연, 초연결 특성을 갖춘 5G가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차가 시속 200km로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LTE의 경우 장애물을 인식해도 10m 이상 움직이지만 5G는 1m까지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5G 커넥티드카 ‘T5’를 선보였고 21일 실제 도로환경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에 성공하며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이 5G 상용화와 생태계 구축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누가 5G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통신업계의 판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