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노조를 끌어안는 데 성공하면서 큰 잡음없이 회장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김 회장은 조직화합을 바탕으로 BNK금융의 조직쇄신과 비은행부문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 순조로운 출발, 부산은행 노조 끌어안아

▲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부산은행 노조는 26일 김 내정자가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인 데 따라 반대투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빈대인 부산은행장의 중재로 김 내정자와 노조가 꾸준히 협의한 데 따른 결과물인데 김 내정자는 노조에게 부산은행의 자율경영과 차기 지배구조의 내부승계, 사원복지 개선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로 예정된 BNK금융 주주총회장에 조합원을 모아 물리적으로 김 내정자의 선임안 통과를 막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강경했던 노조가 입장을 바꾸면서 김 내정자는 별다른 반발없이 취임하게 됐다.

김 내정자는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박재경 당시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을 지주 사장에 앉힌 데 이어 노조의 협조도 얻어내면서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은 사실상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과 주가조작 사건 등 잇따른 논란으로 불거진 제왕적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조직을 쇄신하는 데 집중할 밑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김 내정자는 조직쇄신 방향을 잡기 위해 기존 내부인사를 제외하고 외부 출신 인사들과 부산은행에서 은퇴한 금융권 인사들로 ‘투명위원회(가칭)’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뿐 아니라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계열사 전반의 지배구조를 살피고 개선방안을 내놓는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그동안 지주 회장이 겸임하고 있던 지주 이사회 의장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과 지배구조 승계프로그램도 손질하는 작업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으로 꾸려진 ‘투뱅크’체제를 바탕으로 증권 및 자산운용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일하며 40년 동안 증권업에만 몸담은 만큼 김 내정자의 노하우를 활용해 은행에 치중된 BNK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BNK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순이익 22억 원, BNK자산운용은 순이익 5억 원을 각각 거뒀는데 그룹 전체 순이익의 0.82%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증권업 전문가로 꼽힐 만한 내부인사가 거의 없는 만큼 김 내정자와 인연을 맺어온 외부인사를 수혈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인사가 대거 등용될 경우 다시 내부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인사폭은 크지 않겠지만 변화를 꾀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 내정자가 조직쇄신과 비은행부문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