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분기에 2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2분기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이번 대규모 적자의 대부분은 공사손실충당금이 차지한다. 권오갑 사장은 이번 실적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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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은 4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현대중공업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은 12조4천억 원, 영업손실은 1조9346억 원을 냈다고 30일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1조4606억 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2%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두 배로 늘었다.
3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은 조선 분야와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지연에 따른 비용증가가 주 원인이다.
조선부문에서 1조1459억 원으로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봤다. 반잠수식 시추선과 5만 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등 건조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과 어려운 사양의 선박을 건조하는 작업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사손실충당금 4642억 원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저가물량의 비중이 확대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플랜트부문에서도 대형 프로젝트 공사지연 등으로 77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공사 등에서 공사손실충당금 5922억 원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경험이 부족했으나 적은 비용 부담을 원하는 글로벌 석유회사들로부터 일괄적으로 설계부문과 조립과정을 맡았다. 이후 잦은 설계 변경로 비용부담이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세계최대 규모’라고 자랑했던 프로젝트들의 인도가 1년 가까이 연기되면서 영업손실을 안게 됐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는 상선과 달리 건조과정에서 설계가 추가변경되는 부분이 발생하는데 수주를 하면서 이 비용을 원가에 포함하지 않아 공사가 끝난 후 수억 달러씩 손실을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양부문에서 그나마 103억 원으로 가장 적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실적발표에서 “부실적자에서 불확실성 제거와 시장의 신뢰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3분기 대규모 적자가 충격적이겠지만 그 대가로 부실요인들을 모두 정리했으니 4분기 이후로 적자행진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4분기 예상실적으로 매출 14조8510억 원과 영업이익 500억 원을 제시했다. 3분기 대비해 매출은 19.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소규모나마 흑자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예측가능한 손실요인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새로운 경영진 취임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 반드시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