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09-22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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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이 한국형 NFC(근거리 무선통신)를 도입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NFC는 10cm안팎의 짧은 거리 안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말한다.
간편결제 등 새로운 모바일결제의 등장으로 카드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들이 NFC와 관련한 인프라를 전국 가맹점에 확대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들이 NFC와 관련한 인프라를 전국 가맹점에 확대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전업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NH농협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BC카드 등 모두 8곳이다. 이들은 지난해 ‘모바일협의체’를 출범한 뒤 한국산업표준(KS)에 규정된 NFC 표준규격을 바탕으로 함께 NFC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NFC 인프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말기인 ‘동글’이다. 이용자가 지닌 카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한 뒤 판매처에 설치된 동글에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를 할 수 있다. 카드를 일일이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사실상 간편결제 서비스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추진일정 등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NFC 인프라의 확대를 올해 역점사업으로 선정하고 카드사들끼리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모바일결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핀테크(기술과 금융의 결합)의 빠른 발전으로 카드가 필요없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앱투앱’ 결제서비스가 대표적 사례다.
앱투앱 결제서비스는 기존 카드회사들의 결제시스템과 달리 사용금액이 구매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바로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부가통신망을 제공하는 밴(VAN)사 및 전자결제대행(PG)사를 거치지 않으며 신용카드도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
판매자들이 밴사와 PG사에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만큼 앱투앱 서비스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희연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밴과 중간결제 유통망을 모두 배제하는 앱투앱 결제방식이 상용화될 경우 밴사에서 PG사, 신용카드사로 이어지는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간편결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카드사 간에 통합결제 플랫폼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편결제가 모든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막강한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페이 사용자는 어떤 회사의 카드를 지니고 있든지 관계없이 자삼성페이 플랫폼에 등록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카드사들은 여전히 각 회사별로 결제 앱을 따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확장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박사는 13일 열린 ‘여신금융포럼’에서 “여신업계의 변화속도가 지금처럼 느리면 핀테크 기업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카드사는 플라스틱 카드 시절의 플랫폼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 공동 플랫폼을 개발해 소비자의 편의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