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디지털영업전략을 강화하는 등 베트남 금융시장을 공략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부문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인데 다른 국내은행들이 최근 베트남에 잇달아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입지를 더욱 굳히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의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베트남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이 진출한 해외영업망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신한은행은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뒤 2009년 신한베트남은행을 세웠는데 국내 은행이 현지법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였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해외점포에서 순이익 1152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신한베트남은행이 순이익 320억여 원을 거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서 입지도 굳건하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537억 원을 거둬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가운데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4월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부문을 인수한 뒤 자산기준으로 홍콩상하이은행(HSBC)를 제치고 선두에 오른 만큼 올해 순이익 규모에서 1위에 오를 가능성도 높다.
위 행장은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부문의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부문의 넓은 영업망과 고객자산을 활용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펀드관리 및 자금결제 등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탁업무 인가도 받았다. 베트남에서 국내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수탁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주로 현지 교민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새 수익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호치민에 ‘환 리스크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로벌 트레이딩센터(GTC)’도 세웠다.
2016년 인도 뭄바이에 이어 두 번째로 세운 신한은행의 글로벌 트레이딩센터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현지기업들에게 외환관리서비스와 현지 시황정보 등을 제공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의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와 태블릿PC를 활용한 영업활동인 ‘신한 태블릿 브랜치’를 도입해 젊은 고객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문 및 홍채 등 바이오정보를 활용해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최근 주요 국내 시중은행들이 베트남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들과 더욱 격차를 벌리겠다는 뜻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에 현지법인 또는 지점을 각각 늘리며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은 연 6%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국가인데 가파른 경제성장세와 달리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낮은 만큼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최근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와 보험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라며 “위 행장은 가장 먼저 안정적 기반을 마련한 신한은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적극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