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이 금융당국의 카드사 규제 완화방침에 따라 해외 지급보증업무에 뛰어들 수도 있다.

지급보증업무는 보증대상의 정보가 가장 중요한데 해외 네트워크가 많은 KEB하나은행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수진, 하나카드의 해외 지급보증업무로 신사업 모색

▲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카드사 신사업 진출 및 영업규제 합리화 과제’에 힘입어 해외 장기체류자의 카드발급을 위한 지급보증업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외 장기체류 고객은 해외 현지 금융기관의 카드를 발급받고 싶어도 신용등급을 보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해외카드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한 국내 카드사의 카드로 결제를 하기도 하지만 해외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등이 붙는 만큼 오랫동안 해외에 머물러야 할 경우 불편이 크다. 

금융위는 이번에 국내 카드사가 해외에서 체류하는 고객들의 이용대금을 해외 금융기관에 보증해줄 수 있도록 새 업무를 허가했다.

하나카드는 KEB하나은행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지급보증업무는 보증대상의 소득, 재산상태, 신용상태, 과거실적 등 정보가 가장 중요한데 KEB하나은행이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업무를 주로 취급하며 해외경쟁력 1위사로 평가받던 외환은행과 합병한 뒤 해외 최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통상 카드사들이 해외진출을 할 경우 은행계열사가 먼저 진출해 있으면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먼저 진출해 있는 은행계열사가 오랜 시간 축적해놓은 현지인들의 신용능력평가를 카드사와 공유해 카드사들이 결제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나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열사를 두고 있는 카드사들의 해외실적이 좋은 점도 이 때문이다. 

정 사장은 해외에서 직접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해외 금융기관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새 지급보증업무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정 사장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접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얻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걸리는 만큼 본연의 신용카드업무 외에 다른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7월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간편결제에서 매입업무를 맡기로 했다.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텐센트의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때 하나카드가 일본 가맹점주에게 먼저 대금을 입금해 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사장은 최근 정체된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로 새 활로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지급보증업무는 해외 장기체류고객이 유학, 해외근무, 사업 등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 하나카드가 주거래 카드사가 될 수 있는 점에서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