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컨테이너선 운임의 상승에 힘입어 내년부터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운임 상승폭이 크지 않은 만큼 내년에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일 “국내외 해운사들이 지난해부터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선 수급이 향후 지속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이에 힘입어 내년부터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이 올라 현대상선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용, 터미널 운영 등 기타사업을 하는 국적 1위 컨테이너선사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컨테이너선 매출비중이 86%인 만큼 컨테이너선사업의 매출 의존도가 높다.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컨테이너선 운임이 올라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보다 71.4%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 CMA-CGM이 중국 조선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해보다 38.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강 연구원은 “세계 하위권 해운회사들이 선박대형화 경쟁에서 이탈한 만큼 발주경쟁이 진정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경우 2018년과 2019년 컨테이너선 운임 평균치가 각각 전년보다 3.0%씩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컨테이너 운송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컨테이너선 운임이 오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월부터 7월까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6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났다.
다만, 올해 출범한 해운동맹인 오션이 2M을 따라잡고 디얼라이언스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전략적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운임이 오르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2910억 원, 영업손실 74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4.3% 늘고 영업손실은 82.8%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은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됐다.
강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단기 유동성 문제에 급급하지 않고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의 경우 원가가 높은 선박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을 900억 원가량 절감했다”고 파악했다.
현대상선은 새 주인을 찾는 데 시간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현대상선의 매각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향후 부실자산을 털어 내고 자본을 보충하는 등 경영정상화 과정을 추가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강 연구원은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원양 컨테이너선사”라며 “이에 따라 정부는 현대상선을 회생시킬 의지가 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