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처음 선보인 체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가 순항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의 사업전략을 놓고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전략이 통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하남은 상반기에 흑자 100억 원 이상을 냈다.
 
정용진, 신세계 스타필드에서 고객의 시간 빼앗기 성공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스타필드하남을 운영하는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31억4800만 원을 봤는데 상반기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스타필드하남이 개장 1년 만에 연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졌다.

스타필드하남은 입점한 300여 개 브랜드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스타필드하남은 지난해 9월 문을 열 당시 영업 첫해 입점업체 매출목표를 8200억 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목표를 넘어 1년 동안 매출 8500억 원의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만 늘어나고 실제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스타필드하남의 고객 평균 체류시간은 기존 유통시설의 2배 이상인 5.5시간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스타필드코엑스몰 역시 별마당도서관 개관 뒤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코엑스몰을 인수해 12월 스타필드코엑스몰로 이름을 바꿨다.

별마당도서관은 5월 말 문을 열었는데 스타필드코엑스몰은 현재 집객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별마당도서관은 2개 층 2800㎡ 규모로 5만여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필드코엑스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별마당도서관을 찾기 위해 스타필드코엑스몰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스타필드코엑스몰은 별마당도서관 개관 이후 두 가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우선 가장 중앙에 별마당도서관이 들어서면서 그동안 복잡하고 어수선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동선이 정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스타필드코엑스몰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별마당도서관 인근 매장의 경우 카페 등 식음료매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30%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실률도 0%를 달성했다. 처음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코엑스몰을 인수했을 당시 공실률은 5~10% 사이였으나 현재 빈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코엑스몰은 무역협회가 2013년 3천억 원가량을 들여 대대적으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입점 브랜드의 가격대가 높아지고 동선도 복잡해지면서 유동인구 자체가 크게 줄었다. 강남을 비롯해 경기 남부권에 롯데월드몰, 현대백화점 판교점, 스타필드 하남 등 대형 쇼핑몰들이 잇달아 들어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10월 한국무역협회 자회사 코엑스몰로부터 코엑스몰 운영권을 인수했다. 임대료는 연간 600억 원 수준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이미 죽은 상권에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코엑스몰 인수를 추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