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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가전의 명가’라는 명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LG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자신감을 찾았지만 가전사업은 가전의 명가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가전사업은 흑자를 내기는 했지만 수익성 하락을 면치 못했다.
LG전자는 시장선도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쳐 가전부문에서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 스마트폰 덕분에 웃음 되찾은 LG전자
LG전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실적설명회를 열고 3분기 영업이익 4613억 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2분기(6062억 원)보다 23.9% 감소했지만 지난해 3분기(2178억 원)와 비교하면 무려 111.8%나 증가한 것이다.
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깜짝실적에 해당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 전망치는 4404억 원이었다.
매출은 14조9164억 원으로 직전분기(15조3746억 원)보다 3%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13조8921억 원)보다 7.4% 늘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 덕분에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74억 원으로 2010년 이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략 스마트폰 G3을 비롯한 프리미엄제품과 ‘L 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M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LG전자의 애물단지였지만 이번에 최대실적을 내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MC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5개 사업본부 가운데 가장 크다.
◆ 구본준에게 고민 던진 가전사업의 부진
MC사업본부가 화려한 부활을 알린 데 비해 그동안 LG전자의 실적을 책임지던 가전사업은 부진한 실적을 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3분기에 130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분기보다 15.5%나 줄었고 지난해 3분기보다 4.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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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회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사장 |
매출은 직전분기보다 7.5%,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감소한 4조7104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UHD(초고화질)TV 등 프리미엄 제품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늘었다”며 “다만 PDP TV와 모니터, 오디오 및 비디오(AV) 수요가 감소해 매출이 줄었고 TV시장 침체와 시장경쟁 심화로 판매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는 5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분기보다 47%, 지난해 3분기보다 52.5%나 급감했다.
매출도 직전분기 및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9%, 2.5% 감소한 2조9115억 원을 기록했다.
HA사업본부가 저조한 실적을 낸 것은 주요시장인 북미지역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환율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는 직전분기와 지난해 3분기 대비해 적자로 전환했다. AE사업본부는 3분기 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2분기보다 43.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한 9256억 원을 올렸다.
LG전자는 “중동과 중남미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올해 국내 여름 날씨가 예상보다 덥지 않았고 장마도 길지 않았던 탓에 에어컨과 제습기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가전의 명가’ 타이틀 회복할까
LG전자는 가전부문의 수익성이 2분기보다 떨어진 데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4분기 연말 성수기가 찾아오면 실적이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LG전자는 “4분기부터 TV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고 대형화와 고급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보다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생활가전도 주요시장에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여기에 원가개선이 더해진다면 전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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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최근 OLED TV사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OLED TV 사업이 잘 안되자 퀀텀닷(양자점) TV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OLED TV는 퀀텀닷 TV와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른 차세대 제품이므로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퀀텀닷 TV는 OLED TV의 색 재현율을 따라잡기 위해 기존 LCD TV에 필름을 하나 더 끼워 만든 제품”이라며 “OLED TV가 수율문제만 해결한다면 색 재현율과 응답속도, 명암비 면에서 LCD TV 제품보다 훨씬 우수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OLED TV와 퀀텀닷 TV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생활가전의 경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김근태 HA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3분기 경쟁업체들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판촉비용을 상당히 쓴 탓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4분기부터 이를 효율적으로 쓰면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의 경우 생산 기지별로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상무는 “한국공장의 생산물량 일부를 중국공장으로 옮겨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이는 판매지역에 따라 생산지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적자를 기록한 AE사업본부의 경우 국내시장은 상업용 에어컨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시장은 효율성을 높인 지역특화 제품을 출시해 공략하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4분기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한 자릿수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은 MC사업본부 실적개선에 힘입어 소폭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