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상장해 인수합병 자금 확보하나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넷마블게임즈가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수의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을 상장해 마련한 공모자금을 인수합병(M&A)에 보탤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상장 준비

17일 넷마블게임즈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 자회사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장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올해 5월 넷마블게임즈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들도 상장 계획이 있으며 넷마블게임즈와 상관없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 순서대로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현재 42개사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주로 게임개발을 담당하는 개발자회사들이다. 본사는 이들이 개발한 게임의 유통과 마케팅을 맡고 있다.

현재 상장이 유력한 자회사는 4곳이다.

권영식 대표는 “넷마블엔투, 넷마블몬스터, 넷마블넥서스, 넷마블네오 등이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넷마블엔투는 ‘모두의 마블’, ‘스톤에이지’를 개발한 곳으로 2014년 9월 넷마블게임즈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순이익 434억 원을 냈다.

넷마블몬스터는 ‘몬스터길들이기’, ‘레이븐’, ‘마블 퓨처파이트’ 등을 개발했다. 2000년 씨드나인게임즈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였는데 2010년 넷마블게임즈 자회사가 됐고 2014년 회사이름을 넷마블몬스터로 변경했다. 2016년에는 넷마블에스티와 합병했고 지난해 순이익 136억 원을 거뒀다.

넷마블넥서스는 ‘세븐나이츠’를 개발했는데 지난해 순이익 473억 원을 올렸다.

넷마블네오는 넷마블게임즈의 최고흥행작인 ‘리니지2레볼루션’를 만든 자회사다. 2015년 턴온게임즈, 리본게임즈, 누리엔 등 3개 회사가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지난해 순이익 312억 원을 냈는데 올해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과가 반영되면 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는 자회사 직원들에게 스톡옵션과 상장을 당근으로 내부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자회사들은 서로의 성과를 비교하면서 경쟁’을 한다.

넷마블게임즈는 자회사들의 평가기준으로 ‘실적’과 함께 ‘복수의 게임 흥행’을 내걸고 있다. 두 개 이상의 게임을 흥행시켜야 회사의 수익구조가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상장해 인수합병 자금 확보하나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넷마블게임즈 임직원들이 2017년 5월 12일 넷마블게임즈 코스피상장식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글로벌넘버원'을 외치고 있다.

◆자회사 상장으로 인수합병 힘 보탤 듯

넷마블게임즈는 자회사 상장을 통해 마련한 공모자금을 인수합병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식 대표는 “모바일게임 산업이 이르면 1~2년 안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인수합병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자회사를 상장해 마련한 자금으로 인수합병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5년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들을 먼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본사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상장에 앞서 자회사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는 작업을 실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5월 상장에 성공했고 공모자금 2조6617억 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9천억 원 가량을 카밤 밴쿠버 개발사 인수대금 납입에 사용했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카밤 밴쿠버 개발사 인수로 부족해진 실탄을 보강할 수 있는 셈이다.

넷마블게임즈가 ‘메가톤급’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권영식 대표는 “올해 창출할 현금까지 더하면 2조5천억 원 정도 자금이 생긴다”며 “인수금융을 통하면 5조 원까지 인수합병 자금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는 5조 원도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이스라엘 소셜카지노게임회사 플레이티카 인수전에서 40억 달러(4조5천억 원)를 써냈음에도 중국 컨소시엄에 밀렸던 경험이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인수합병을 ‘생존’의 문제로 보고 있다.

방 의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