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CJE&M에 따르면 CJE&M은 2020년까지 해외 로컬영화를 연간 20편 이상 만들어 글로벌 콘텐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 해외에 진출해 현지문화에 맞는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CJE&M은 지난해 해외에서 9편의 로컬영화를 제작했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10~15편의 한국영화를 투자·배급한다. 해외 로컬영화 제작 편수를 연간 20편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은 해외매출 비중을 국내 매출비중보다 더 높이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CJE&M이 만들어 가장 성공한 해외 로컬영화는 국내에서 860만 관객을 모은 원작을 전 세계 5개국에서 리메이크한 ‘수상한 그녀’다. 중국과 베트남, 일본, 태국 등에서 리메이크돼 매출 780억 원을 거뒀다.
반면 원작을 수출해 거둔 수익은 4억 원에 그쳤다.
영화산업은 대표적 ‘고위험 산업' 이다. 상업영화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쉽지 않다. 올해 CJE&M이 선보인 영화 가운데 ‘공조’를 제외하면 ‘조작된 도시’,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군함도’까지 연달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예측이 가능한 국내와 달리 해외 로컬영화 제작은 더욱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관 등 플랫폼사업과 달리 특정국가를 겨냥해 영화를 제작하면 리스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며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CJ그룹에서 이미경 부회장이 주로 영화사업을 챙겼는데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앞으로 이 회장이 영화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5월 경영복귀를 공식 선언한 뒤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서울 용산구에 있는 CGV용산아이파크몰이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국내 영화산업은 중국자본과 초대형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우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영화시장 규모는 2014년 2조 원대를 돌파한 뒤 매년 2조2천 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국내 총관객수도 2012년 1억1400만 명에서 2016년 1억1600만 명으로 사실상 성장을 멈췄다. 특히 영화의 핵심관객인 20~30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CJCGV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이미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많은 매출을 거두고 있다. CJCGV는 중국과 터키, 베트남, 미국, 인도네시아, 미얀마에서 모두 267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러시아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CJCGV는 현재 국내사업의 부진을 해외사업에서 만회하는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CJCGV는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32억 원을 봤는데 이 가운데 국내에서만 손실 90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