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강력한 승리후보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심각한 수주부진을 겪고 있어 노르웨이 해양플랜트 수주는 ‘가뭄의 단비’일 수 있다.
 
현대중공업 북해 해양플랜트 수주 유력, 수주가뭄에 '단비'되나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1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은 오는 11월에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하부구조물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스타토일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의 선체와 거주구역 등 하부구조물을 건조할 조선사를 발표할 것”이라며 “노르웨이의 여러 소식통이 현대중공업을 유력한 승자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는 부유와 저장기능을 하는 선체, 거주구가 있는 하부구조물과 원유의 생산·처리기능을 하는 상부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토일은 북해 유전 요한카스트버그 개발프로젝트에 투입될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건조하기 위해 하부구조물과 상부구조물 입찰을 따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하부구조물 입찰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싱가포르 조선사인 케펠과 셈코프마린이 뛰어들었는데 현대중공업이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가렛 오브룸 스타토일 수석부사장이 지난주 의견서에 “한국 조선사가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으며 특히 현대중공업은 명성도 있다고 적었다"고 업스트림은 보도했다. 

업스트림은 또 스타토일의 다른 고위 경영진이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가 상당한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의 하부구조물을 39개월 만에 건조해 노르웨이에 인도해야 하는 일정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타토일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건조를 2022년 가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현지 조선소에 이를 맡기기에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타토일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하부구조물의 계약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5억~6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토일의 요한카스트버그 개발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비용의 25% 정도에 그치는 것이지만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이 마저도 달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이 현재 해양플랜트부문에서 극심한 수주가뭄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일감이 바닥나 해양플랜트부문 직원들을 상대로 순환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해양플랜트부문에서 1억6100만 달러의 일감만 새로 확보했는데 이는 수주절벽에 처했던 지난해 해양플랜트 신규수주의 40.8% 수준에 그친다. 7월 말 매출 기준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18억8천만 달러 남아있는데 4개 월 만에 10억 달러가 줄었다. 

특히 7월 말 기준으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7개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6개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끝난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서둘러 수주하지 못하면 2018년에 해양플랜트 일감이 오직 1개만 남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스타토일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하부구조물 건조계약은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