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7-09-15 16: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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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주사 지정의 편법적 회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 ‘덩치 키우기’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기자본규모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사업영역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19일 1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원래 9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11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공모액의 3배에 이르는 2900억 원가량의 청약자금이 몰리자 발행규모를 늘렸다.
박 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본업인 여신금융업을 강화하고 그룹에서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최근 순이익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미래에셋캐피탈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월에 700억 원, 6월에 1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세 번째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올해 37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게 됐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기자본규모는 6월 말 기준으로 8483억 원으로 이번 회사채 발행이 마무리되면 1조 원을 넘는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에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자기자본 및 자산규모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과 별개로 올해 안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은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실시여부와 시기, 규모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금융지주사법 등 현행법상 규제를 일시적으로 부채를 늘리는 등 ‘편법’을 사용해 회피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본업인 여신전문금융업을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11월 할부.리스업을 등록한 뒤 자동차금융과 투자금융(IB)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데 이어 올해 그룹의 주요 투자업무도 담당하게 됐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대우에 각각 있던 ‘신성장투자본부’를 미래에셋캐피탈로 통합했다.
신성장투자본부는 지난해 말 만들어진 조직으로 미래에셋그룹의 신성장펀드 조성 및 투자처 발굴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산업에 투자한다.
박 회장은 올해 1조 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네이버와 셀트리온, GS리테일 등과 함께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를 미래에셋캐피탈이 주도하게 된 셈이다.
박 회장은 세 성장동력분야의 벤처기업에 앞으로 10년 동안 1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미래에셋캐피탈의 중장기적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미래에셋캐피탈의 존재감을 키워 ‘지주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박 회장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및 공정거래법 개정 등 제도개편에 맞춰 추가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