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에 이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까지 중국사업 규모를 줄이면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하나둘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까지 나서 여러 차례 철수설을 부인했지만 결국 사드보복이 장기화하자 롯데마트의 철수를 결정했다.
 
신동빈, 중국에서 롯데 계열사의 단계적 철수 선택했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도 중국 현지에서 조직과 인력을 대폭 줄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마트를 제외하고는 다른 계열사의 철수계획은 없다”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에서 일부 직원의 자리 이동을 두고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결국 중국시장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롯데오더리음료와 롯데후아방음료유한공사를 352억 원에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그 뒤 950억 원가량을 투자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자 2014년 두 중국법인을 합병했다. 2015년 롯데후아방음료 공장을 매물로 내놨고 지난해 매각협상이 무산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가 2005년 이루 중국법인에서 쌓은 누적적자만 8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제과 역시 철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전체 롯데제과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1994년 중국에 진출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롯데제과 전체 매출에서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출비중은 1.9%에 그쳤다. 사드보복이 심화하면서 이 비중은 더 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롯데제과 중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롯데제과는 이미 6월 중국 산둥법인을 매각하며 사업규모를 줄였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는 중국에서 롯데마트가 주요 유통채널인만큼 롯데마트의 철수에 따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이 그동안 철수설을 강하게 부인한 이유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다른 중국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1994년 중국에 진출한 뒤 지금까지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 개 사업장, 2만6천여 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3조 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공사는 사드보복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됐다. 1조 원을 투입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 프로그램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에 앞서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각규 사장도 4월 롯데그룹의 새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판단하기에 중국사업은 아직 투자단계로 계속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