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제품 아이폰8과 아이폰X에 탑재하는 증강현실과 얼굴인식 등 새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전용앱과 소프트웨어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작인 갤럭시노트8을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강조하는 반면 애플은 아이폰의 콘텐츠와 소통기능을 더욱 강화해 정체성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아이폰X는 ‘어른의 장난감’, 갤럭시노트8과 차별화 꾀해

▲ 애플 아이폰X의 증강현실기능을 활용한 게임.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3일 “애플 새 아이폰에 탑재된 증강현실기능이 성공하려면 실제 활용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애플은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아이폰8과 고가 신모델 아이폰X에 모두 카메라를 활용해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기능을 최초로 탑재했다. 증강현실 앱 개발도구는 이미 지난 6월부터 개발자들에 배포됐다.

증강현실은 카메라가 인식한 사용자 주변의 공간에 가상의 그래픽을 덧씌워 모바일기기 화면에 표시하는 기술로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가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구글 등 IT기업이 먼저 선보인 증강현실기술은 실제 집안의 모습에 가상의 가구를 배치하거나 카메라로 공간의 넓이를 측정하는 등의 기능을 활용하는 데 사용됐다.

하지만 애플은 증강현실의 활용분야를 교육과 게임 등의 콘텐츠까지 폭넓게 확대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포브스는 “애플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경쟁사를 뛰어넘고 증강현실기술의 미래를 제시하는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콘텐츠 확보에도 가장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 출시행사에서 애플은 디렉티브게임스와 협력해 개발한 증강현실 전용게임을 시연했다. 실제 공간에 가상의 캐릭터와 지형지물을 배치해 전투를 벌이는 형식의 게임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용자들이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고 움직임에 따라 시야와 음량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효과도 적용됐다.

별자리 관찰 앱을 실행해 밤하늘을 찍으면 별자리를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에 표시해주는 앱과 야구장에서 전용 앱을 실행하면 멀리 있는 선수의 신상정보를 표시해주는 기능도 소개됐다.

증강현실이 단순히 기업들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자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식변화를 주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증강현실기능이 차별적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콘텐츠 판매수익의 급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가모델 아이폰X에 지문인식을 제외하는 대신 탑재한 얼굴인식기능도 사용자를 확인하는 보안기능에 그치지 않고 아이폰 사용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새 수단으로 발전했다.

아이폰X의 ‘애니모지’는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인식해 독창적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낼 수 있는 새 기능이다. 음성을 동시에 녹음해 캐릭터가 사용자를 똑같이 따라하게 만들 수 있다.
 
애플 아이폰X는 ‘어른의 장난감’, 갤럭시노트8과 차별화 꾀해

▲ 아이폰X의 얼굴인식기능을 활용한 이모티콘 '애니모지'.


애플은 아이폰 출시행사에서 이런 다양한 새 기능을 시연하며 소비자들이 신기술을 활용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작으로 꼽히는 갤럭시노트8을 업무에 특화한 스마트폰으로 강조하며 메모와 PC 연동 등의 업무활용 기능을 강조하자 애플은 ‘즐거움’을 강조하는 차별화전략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증강현실과 얼굴인식 기반 이모티콘으로 사용자에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이런 기술이 경쟁사 제품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며 소비자들은 갈수록 스마트폰의 사양보다 디자인 변화나 활용성이 높은 신기술에서 구매욕구를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이폰X의 외관을 대폭 바꿔내고 새 기능도 대거 적용해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브스는 “아이폰X는 소비자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능과 증강현실을 통한 새로운 사용경험을 모두 담았다”며 “하지만 이런 장점을 계속 키워내려면 관련 콘텐츠 생태계의 지속성장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