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사모투자 공모재간접펀드를 통해 공모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을까?

사모투자 공모재간접펀드란 여러 개의 사모펀드를 하나의 공모펀드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모재간접펀드시장 선점 자신

▲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재간접펀드를 내놓았다.

5월 금융당국이 공모펀드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한 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최근 저금리에 따라 공모펀드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로 자금이 대거 옮겨가면서 지난해 말 사모펀드 규모(250조 원)가 처음으로 공모펀드 규모(212조 원)를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공모펀드 설정액은 241조9695억 원, 사모펀드 설정액은 274조7654억 원이다.

금융당국은 침체되고 있는 공모펀드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그동안 기관투자자 및 고액자산가들만 참여하던 사모펀드에 개인투자자들이 공모방식으로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길을 열어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래에셋스타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펀드’의 경우 기존에는 최소 1억 원에 펀드당 가입인원도 49명으로 제한했던 사모펀드에 개인투자자들도 500만 원을 투자할 수 있고 가입인원 제한도 없다.

일반투자자들이 쉽게 사모펀드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운용사들에게 새 수익원이 생긴 셈이지만 현실적인 걸림돌이 남아있다.

대부분 비공개로 이뤄지는 사모펀드의 투자전략이 공모펀드와 연계될 경우 외부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자산운용사와 손잡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재간접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사모펀드를 채워넣기 쉽지 않은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법 개정 이후에도 공모재간접펀드를 출시하기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공모펀드보다 사모펀드의 수수료가 높다는 점과 공모펀드보다 사모펀드가 상대적으로 단기적 환매가 어렵다는 점 등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기본적인 구조가 다르다는 점도 변수가 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당장 새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새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입지를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다”며 “제도적으로 정비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실제적으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그에 맞게 포트폴리오 및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서 일하며 펀드부문의 ‘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새 상품의 안착에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양한 유형의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두루 운용하고 있는데다 글로벌에서 재간접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갖춘 점도 다른 자산운용사보다 먼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사장은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에서 업계 최초로 상품을 내놓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며 “주식시장이 올해 활황세를 나타내면서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서 사장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