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실적개선을 앞세워 외부에서 제기되는 교체설을 떨쳐내는 데 힘쓰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걸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 친박 인사로 분류된 인사들이 게속 물러나면서 포스코와 KT 등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포스코 실적 '쾌청', 권오준 연임 '완주'에 힘 실리나

▲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 회장은 2016년 말 국정농단 논란에서 청와대가 포스코 회장 선임과정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겪기도 해 올해 3월 연임을 확정했는데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계속 나왔다.

권 회장이 포스코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경영실력을 인정받아 연임을 확정한 만큼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권 회장이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업계에서 나온다.

포스코는 2017년 상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낸 데 이어 하반기 실적전망도 밝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4조2018억 원, 영업이익 1조3804억 원을 냈다.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6.6% 늘어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인사개입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포스코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회장을 유지하는 데 힘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권 회장이 2016년부터 ‘포스코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권 회장 체제에 더욱 힘이 실릴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8월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합동 핵심정책토의에서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놓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문재인정부의 야심찬 프로젝트로 추진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스마트 솔루션 카운슬을 구성했고 철강을 비롯해 건설, 에너지 등 주력사업과 ICT기술을 융합해 한국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권 회장은 2017년 초에 독일 지멘스, 미국 GE 등 스마트화 사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임원들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기조에도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권 회장은 7월27일 주요 기업인들과 문 대통령을 만난 직후에 곧장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일자리 나누기나 비정규직 전환 문제, 1차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기업과 상생협력활동을 눈앞의 비용으로만 인식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포스코는 2017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매년 1500명의 신입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10일에는 사내 하청회사 직원들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외주비를 1천억 원 더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강태영 전 포스코경영연구원 소장을 8월16일부터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급 전문임원으로 다시 불러들이면서 권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코드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듣는다. 강 임원은 4차산업혁명과 제조업의 스마트화와 관련한 연구를 주로 맡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3월에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적으로 연임을 하기로 한 만큼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2020년 3월까지 포스코 회장을 유지하면 역대 포스코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 임기를 완주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포스코 회장 가운데 연임에 도전해 실패한 전례가 없었지만 연임 임기를 채운 경우도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