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제품경쟁력 강화, 노사화합 등 자구적인 노력이 부족했던 탓에 신용등급 강등의 위기로 내몰린 것으로 지적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신력있는 국제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면서 현대차그룹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적한 부분을 놓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 신용등급 강등 위기, S&P 전망 '부정적'으로 바꿔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푸어스)는 8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로 각각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은 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1~2년 내 이뤄지는 S&P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다. 

S&P는 3개 회사의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로 △미국과 중국에서 경쟁심화 △사드문제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군 △국내공장의 노사갈등 등을 꼽았다. 

고 연구원은 “S&P가 꼽은 이유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중국과 미국에서 경쟁력 개선, SUV 확대 등 제품경쟁력 개선, 노사화합 등은 현대차그룹의 자구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3개 회사는 부채비율, 잉여현금흐름 등 재무현황에서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으로 각각 142.5%, 94.5%, 39.1%였다. 현대차의 경우 금융부문을 제외하면 부채비율은 53.2%까지 떨어진다. 

고 연구원은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신규투자, 연구개발비 지출, 신사옥 건설 및 기부금 납입 등으로 지출해야할 곳이 많다”며 “S&P가 경고한대로 현대차그룹이 영업부문에서 충분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면 1~2년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져 조달금리가 오르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이 S&P의 경고를 새겨들어 변화를 모색해야할 때라고 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신차출시와 신흥국 판매개선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는 내수와 수출부문에서 변화를 이끌고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