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09-11 16: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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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이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시큐리티부문의 인적분할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화테크윈 반기보고서를 보면 한화테크윈은 시큐리티부문(CCTV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신현우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이사(왼쪽), 이만섭 전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
한화테크윈은 상반기에 시큐리티부문에서 매출 3031억 원, 영업이익 6억 원을 냈다.
시큐리티부문이 전체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16.7%, 영업이익 1.9%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만 해도 시큐리티부문에서 전체매출의 18.1%, 영업이익 22.5%를 냈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상반기에 시큐리티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현저하게 낮아졌다.
중국기업이 싼 가격에 CCTV를 생산해 판매하는 저가공세를 펴자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이 생산하는 CCTV 가격은 상반기에 1대당 평균 12만3천 원 수준이다. 2015년 14만3천 원에서 2016년 13만6천 원 등으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시큐리티부문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부의 인적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한화테크윈은 이미 4월에 지상방산과 에너지장비, 산업용장비사업부의 물적분할을 결의하며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큐리티부문의 인적분할을 포함한 다각도의 사업재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테크윈이 물적분할의 근거로 삼았던 ‘각 고유사업의 부문별 역량 집중’을 명분으로 삼는다면 시큐리티부문의 인적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한화테크윈은 물적분할을 통해 현재 엔진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시큐리티부문과 사업에서 큰 시너지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큐리티부문 대표를 맡았던 이만섭 전무가 8월에 대표에서 물러나 한화의 기계부문장으로 이동한 점도 한화테크윈이 시큐리티부문을 인적분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 전무는 올해 3월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돼 신현우 대표와 2인 각자대표체제를 꾸렸지만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화테크윈이 시큐리티부문을 인적분할하면 현재 주주구성에 따라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가 시큐리티부문 신설법인의 지분을 32.7% 보유하게 된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한화테크윈의 인적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전무를 한화로 이동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큰 틀에서 인적분할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만 설명했던 것일 뿐 현재까지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특별히 진행되는 사항은 없다”며 “이만섭 전무도 일신상의 이유로 시큐리티부문 대표에서 물러났을 뿐 특별히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