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0조 원가량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기업금융투자(CIB)를 활성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금융투자는 증권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협력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김용환, 기업금융투자에서 NH농협금융 성장동력 찾아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8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용환 회장은 6~8일 NH저축은행과 NH농협은행 등 모든 자회사를 방문해 현장경영간담회를 실시하면서 기업금융투자의 추진현황 등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김 회장은 기업금융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기업금융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지난해 각 계열사의 임원진과 투자정보를 공유하는 협의체를 만들었다.

올해 5월에는 서울 삼성동에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입점한 복합점포를 열고 법인 전담인력을 별도로 운영해 기업금융투자 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7월에 내놓은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방안 가운데 하나로 기업투자금융 절차의 개선을 통한 수익증대를 포함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기업금융투자의 역량강화에 공들이는 것은 다른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기업투자금융을 위한 통합조직(매트릭스 시스템)을 만들어 계열사들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막대한 운용가능한 자산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가 ‘범농협’ 차원에서 운용하는 자금은 농협금융 110조 원, 상호금융 90조 원 등 모두 200조 원가량에 이른다. 투자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할 때 막강한 자금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의 노력이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 계열사의 특성을 고려한 협업체제 구성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고 증권사는 적극적인 투자에 중점을 둔다”며 “협업의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 프로젝트별로 주도권을 지닌 계열사를 다르게 선정하는 등 조직 간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자금력이 탄탄한 만큼 기업금융투자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다”며 “현재 기업금융투자 협의체가 충분히 잘 운영되고 있어 다른 금융지주회사처럼 별도의 통합조직을 신설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