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보복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관시경영을 주도하는 설영흥 고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중국사업 관련 임원들을 대폭 교체한 것을 놓고 설 고문을 필두로 한 관시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시는 중국 특유의 인맥문화를 뜻하는데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꼭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대차 중국에서 속수무책, 설영흥 '관시경영'으로 해법 찾을까

▲ 설영흥 현대자동차 비상임고문.


담도굉 부사장은 4일부터 장원신 부사장을 대신해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 총경리를 맡게 됐다.

담 부사장은 화교출신으로 현대차 북경사무소장, 중국사업본부장을 맡아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하는 데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담 부사장이 현대차 내부에서 설 고문과 가장 호흡이 잘맞는 인물로 알려지면서 설 고문이 앞으로 운신의 폭을 한층 넓힐 수도 있다. 

설 고문 역시 화교출신으로 2014년 4월 현대차 중국사업총괄담당 부회장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사업을 총괄했다. 설 고문은 2014년 말 현대차에 복귀해 비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설 고문은 2016년 10월 창저우공장 준공식, 2017년 7월 충칭공장 생산개시 기념행사 등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비상임고문으로서 주로 중국공장 건립과 관련된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규모의 중국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중국 사업조직도 개편하는 등 사드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설 고문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가 한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외교적 문제인 탓에 현대차가 관시경영을 강화하더라도 중국에서 판매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시 무용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차는 3월부터 중국에서 판매감소를 겪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갈등으로 중국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중국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설 고문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 고문은 정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인데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키우는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이 현대차 중국사업에 있어서는 상사와 부하직원이 아닌 동업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설 고문의 아들 설호지 베이징현대 브랜드전략담당 상무도 2017년 2월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대를 이어 현대차 중국사업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