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09-06 14:08:49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미포조선 등 국내 중견조선소가 환경규제 강화 덕분에 벌크선 수주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 “해운업계의 환경과 안전분야 규제가 강화하면서 벌크선 수주경쟁이 국내 조선소로 집중될 것”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국내 중견조선소들이 벌크선 교체수요를 대부분 흡수하면서 이익을 확대하고 도크 운영의 효율성도 높이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
벌크선은 곡물이나 목재처럼 컨테이너에 담을 수 없는 화물을 갑판이나 선창에 포장하지 않은 채로 실어서 운반하는 배를 말한다.
벌크선은 건조작업에 있어서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아 그동안 중국 조선소들이 저가공세를 펼치며 벌크선 수주를 휩쓸어왔다.
하지만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가 모든 해역에서 황산화물함유량이 낮은 선박유를 사용하도록 규제를 가하면 국내 조선소가 기회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 연구원은 “벌크선에서도 LNG추진선 등 기술적 진화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친환경 벌크선 수요가 국내 조선소로 몰릴 것”이라며 “현대미포조선 등 중견 조선소가 수익성 좋은 친환경 벌크선 수주를 확대할 경우 1~2년 후 영업실적 개선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캄사르막스급 벌크선을 척당 3천만 달러에 수주했는데 이는 동급의 벌크선 건조가격보다 가격이 22.4% 높다.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한 캄사르막스급 벌크선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맞춰 황산화물함유량이 적은 선박유를 쓸 수 있는 등 수준 높은 기술이 적용되면서 선가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미포조선 등이 벌크선 수주를 확대할 경우 놀리게 되는 도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벌크선은 현대미포조선의 주력선박인 중형유조선(MR탱커)나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과 비교해 건조기간이 비교적으로 짧다.
현대미포조선이 중형유조선과 LPG운반선을 건조하다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도크의 여유공간을 벌크선 일감으로 채우면서 도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